월급이 있는 삶에서 월급 없는 삶으로의 전환은 50대 이후 직장인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두려움입니다. 다음 달 월급이 나온다는 약속이 있기에 이번 달 월급을 편하게 쓸 수 있지만, 퇴직 이후에는 그 약속이 사라집니다.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 센터의 김동엽 전문가는 은퇴 후 자산 관리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리스크와 곡간형·우물형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합니다. 이 글에서는 소득 공백기를 현명하게 대비하는 실전 전략을 살펴봅니다.

은퇴 후 직면하는 세 가지 장수 리스크
노후 자산 관리에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장수 리스크입니다. 장수 리스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오래 살 때 지금처럼 소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과거에는 일찍 죽을까 봐 걱정했다면, 요즘은 오래 살까 봐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수명과 자산의 수명이 일치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인생의 마지막에 자신은 남아 있는데 돈은 남아 있지 않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두 번째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예전에는 소리 없는 암살자라고 불렸지만, 요즘은 눈에 띄게 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물가가 올라가면 소득도 함께 올라가 인플레이션 헤지가 어느 정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퇴직 후에는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이 물가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할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후생활 기간이 길어진다고 가정하면,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수익률 순서 리스크입니다. 퇴직 전후의 수익률이 상당히 좋으면 모아둔 자산이 많이 늘어나 노후자금을 여유 있게 쓸 수 있지만, 퇴직 시기 전후로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안 좋은 상황을 맞게 되면 자산 가치가 갑자기 폭락하여 노후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 수익률 순서를 내가 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노후 초기 단계에서 이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자산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채권을 1년 단위로 만기가 돌아오게 하여 매년 만기가 되는 채권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나머지 반은 주식 형태로 유지하는 전략을 많이 활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주식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곡간형 자산에서 우물형 자산으로의 전환
전통적인 자산 관리 방식은 곡간형 자산입니다. 시골의 전통 가옥에 있는 곡간처럼 돈을 모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의 문제는 곡간이 먼저 빌까, 내가 먼저 죽을까라는 불안감이 항상 따라다닌다는 점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으로 "혹시라도 내가 죽기 전에 곡간이 먼저 비면 어떻게 할까"라고 걱정합니다. 그래서 은퇴자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돈이 있는데도 그 돈을 못 꺼냅니다. 자기가 쓰는 것도 아니고 자식에게 주는 것도 아니며, 그냥 불안해서 못 쓰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자산 관리 모드를 자린고비 형태라고 부릅니다. 자린고비는 굴비가 없어서 못 먹는 게 아니라 굴비가 없어질까 봐 못 먹는 것처럼, 노후의 자산 관리도 그렇게 변화됩니다. 더욱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치매나 질병이 찾아오면 자산 관리가 더욱 힘들어지고, 심지어 자신의 돈이 어디 있는지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 부모님을 둔 자녀들은 부모님을 모시기 위한 비용이 필요한데, 부모님 돈이 있는 건 알지만 자기 돈이 아니라서 못 꺼내 쓰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돈이 치매 걸린다'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물형 자산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물은 두레박으로 물을 퍼내도 다시 채워지는 것처럼,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이 나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생활비 수준만큼은 매달 현금 흐름처럼 나온다면 이번 달 생활비는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물을 얼마나 깊게 파야 하느냐, 다시 말해 적정한 노후생활비 규모는 얼마가 되느냐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이는 자신만이 답을 알고 있기에, 식비, 주거비, 의료비, 세금, 건강보험료 같은 비소비 지출 항목을 현재 쓰는 금액과 은퇴 후 변경되는 요인을 고려해 항목별로 계산해야 합니다.
소득 공백기 대비 전략과 수익률 순서 리스크 관리
소득 공백기는 퇴직하는 날로부터 공적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까지의 기간입니다. 국민연금 같은 경우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가 법정 개시 시기이므로, 55세에 퇴직하는 경우 약 10년의 공백기가 발생합니다. 흔히 '월급은 끝났다, 연금은 멀었다, 화가 난다'라고 표현하는 이 화나는 구간이 바로 소득 공백 기간입니다. 이 기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곡간형 자산과 우물형 자산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김동엽 전문가는 국민연금과 주택연금 같은 종신토록 나오는 소득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최대 70세까지 미루고, 주택연금도 70세 정도까지 늦춘 다음 그 이후에는 이 두 가지로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60세부터 70세까지만 현금 흐름을 만들면 되므로, 채권을 5년 정도 사고 나머지를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채권은 1년, 2년, 3년, 4년, 5년 만기로 분산하여 매년 만기가 돌아오게 하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한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수익률 순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채권 밀어내기 전략이 유용합니다. 한 해치 채권을 사용했으면 한 칸이 비게 되는데, 이때 주식에 있는 것을 처분해서 5년째 되는 채권을 하나 더 사는 방식입니다. 만약 주식 시장이 활황이어서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 그것을 처분해서 채권을 사면 되고, 주식 시장이 안 좋아서 저평가되어 있다면 1~2년 정도 기다렸다가 시장이 올라간 시점에서 채권을 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월배당 ETF 같은 상품도 많이 활용되는데, 일반 주식에 투자하는 것, 채권에 투자하는 것, 커버드 콜 전략을 사용하는 것 등 종류가 다양하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은퇴 후 자산 관리는 돈을 모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장수 리스크, 인플레이션, 수익률 순서 리스크라는 세 가지 핵심 위협을 정확히 이해하고, 곡간형 자산과 우물형 자산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특히 소득 공백기를 현명하게 설계하고, 필수 지출은 우물형 자산에서, 재량 지출은 곡간형 자산에서 충당하는 투트랙 전략이 심리적 안정과 실질적 생활 유지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이번 영상은 월급이 멈추는 순간의 막연한 두려움을 명확한 비유와 실전 전략으로 풀어낸 수작이며, 50대 이후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정표를 제시하는 유익한 콘텐츠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dZNe-oMQ0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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