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바로 전력 인프라입니다.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려면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지만, 정작 그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한동대학교 AI융합학부 김학주 교수는 이 문제의 유일한 해법으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제시하며, 에너지 안보와 국방까지 연결되는 복합적 전략을 제안합니다.

저성장 시대와 AI 계산 능력의 중요성
세계 경제는 지난 40년간 글로벌화를 통해 성장했지만, 이제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소비가 줄고, 기업들은 투자를 축소하며, 고용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학주 교수는 이러한 저성장이 고착화될수록 비용 절감이 유일한 대안이 되며, 인류는 더욱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핵심 도구가 바로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을 더 세련되게 활용하려면 계산 능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계산 능력이 우수하면 남보다 먼저 행동할 수 있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게임 체인저의 본질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위성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패턴을 분석해 사전에 예방하거나, 발사된 미사일을 해킹해 되돌리는 것도 모두 계산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는 인공지능을 통한 게임 체인저를 찾는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인프라는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가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인 챗GPT 같은 경우 구글 검색보다 10배 이상의 전기를 소비합니다. 전력 인프라가 해소되지 않으면 AI 산업은 교착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전기 자체는 대형 원전, 천연가스 터빈, 해상 풍력, 태양광 등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 문제는 송전망입니다.
| 발전 방식 | 장점 | 송전망 한계 |
|---|---|---|
| 대형 원전 | 안정적 대용량 발전 | 격지 송전망 구축 곤란 |
| 해상 풍력 | 친환경, 대규모 가능 | 주민 반발, 고비용 |
| 소형 원자로(SMR) | 수요지 인근 설치 가능 | 송전망 최소화 |
송전망을 격지까지 확장하는 것은 재정 부담뿐 아니라 주민 반발로 인해 거의 불가능합니다. 고압선이 지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주민들의 저항 때문에 송전망은 수십 년간 거의 늘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송전망에 과부하가 걸리고 노후화되었으며, 이를 교체하는 비용이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에서 내려오는 전기의 송전량을 줄이고, 지역에 작은 발전소를 만들어 전기의 과부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소형 원자로(SMR)가 유일한 대안인 이유
지역 분산형 발전소가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작게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둘째, 가동률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천연가스는 작게 만들 수 없고 가동률 조절도 어렵습니다. 반면 소형 원자로는 작게 제작할 수 있으며, 가동률을 20%에서 100% 사이에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일한 대안은 소형 원자로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형 원자로가 아직 보급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형 원자로도 결국 건설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초기 시행착오로 인해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미국 유타주에서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의 SMR 77MW를 건설하려던 프로젝트입니다. 공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2023년에 결국 중단되었습니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손실이 누적되는데, 이를 감당할 주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손실은 정부 보조금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도 초기에는 막대한 손실이 있었지만, 보조금으로 극복했습니다. 소형 원자로는 그보다 훨씬 적은 보조금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가 필요한 소형 원자로보다 천연가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기 때문에 소형 원자로나 수소 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꺼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우라늄 농축 분야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소형 원자로의 원료는 고농축 우라늄이기 때문에, 이는 소형 원자로 쪽으로도 보조금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우라늄 농축은 소형 원자로의 핵심 공정입니다. 우라늄 원석에서 우라늄-235의 비중은 0.7~0.8%에 불과하지만, 경수로는 3%, 소형 원자로는 20%, 핵무기는 90%까지 농축해야 합니다. 그동안 이 농축 과정을 러시아에 의존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미국은 자체 농축 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4세대 소형 원자로의 안전성과 에너지 안보
소형 원자로의 가장 큰 우려는 안전성입니다. 하지만 김학주 교수는 소형 원자로가 구조적으로 훨씬 안전하다고 강조합니다. 대형 원전을 작게 쪼개면 표면적이 늘어나고 반응성이 좋아지며, 제어하기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원자로에서 나온 뜨거운 증기는 위로 올라가 열교환기에서 에너지를 빼앗기고 식어서 다시 내려옵니다. 이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대형 원전은 펌프를 사용하는데, 정전이나 펌프 고장 시 사고가 발생합니다. 반면 소형 원자로는 펌프 없이도 자연대류만으로 순환이 가능합니다.
4세대 소형 원자로는 더욱 구조적으로 안전합니다. 기존 원자로는 중성자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물(H2O)을 감속제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물은 온도가 높아지면 끓기 때문에 고압을 유지해야 하고, 이 고압이 위험 요소가 됩니다. 반면 4세대 소형 원자로는 감속제로 나트륨을 사용합니다. 나트륨의 끓는점은 883도로 웬만해서는 끓지 않기 때문에 압축할 필요가 없어 상압에서 가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구조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사고 대응 측면에서도 소형 원자로는 우수합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지진으로 땅이 쪼개지고 수소가 튀어나와 격납고 안에 차면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대안은 격납고에 구멍을 뚫어 가벼운 수소를 빠르게 배출하는 것이었지만, 일본 정부는 헬리콥터로 바닷물을 뿌리는 미봉책을 택했습니다.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데 걸린 시간이 반나절도 되지 않아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형 원자로는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풀장처럼 물이 차오르며,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데 약 한 달이 걸립니다. 이는 충분히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합니다.
| 구분 | 대형 원전 | 4세대 SMR |
|---|---|---|
| 감속제 | 물(H2O) | 나트륨 |
| 끓는점 | 100도(고압 필요) | 883도(상압 가능) |
| 사고 시 대응 시간 | 수 시간 이내 | 약 한 달 |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소형 원자로는 더욱 중요합니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비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석유를 수입하려면 말라카 해협을 거쳐야 하는데, 미국이 이를 봉쇄하면 호주 남단을 돌아와야 하므로 극도로 비효율적입니다. 중국은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송전망 문제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결국 중국은 4세대 소형 원자로, 특히 고온 가스로 방식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칭화대학교에서는 이미 시험적으로 가동 중입니다. 중국이 SMR로 전향하면 미국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두 나라 모두 원유와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이며, 산이 많고 바다가 급격히 깊어지는 지형 탓에 신재생 에너지 확보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소형 원자로는 필수적입니다. 또한 국방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4세대 소형 원자로의 감속제인 나트륨은 중성자보다 크기 때문에 충돌 시 감속 효과가 떨어지고, 우라늄-235 대신 우라늘-238로 중성자가 들어가면 플루토늄이 생성됩니다. 이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원료가 되므로, 당장 핵무기를 만들지 않더라도 필요시 제작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하는 셈입니다. 이는 가장 경제적인 안보 전략이며, 각자도생 시대에 많은 국가들이 고려하는 옵션입니다.
AI와 로봇 산업에서도 소형 원자로는 핵심입니다. 피지컬 AI, 즉 로봇에 AI를 결합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김학주 교수는 엔비디아가 가장 협력하고 싶은 회사로 현대차를 꼽으며, 현대차가 로봇 회사를 스핀오프하면 본격적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로봇(육체)과 AI(지능), 그리고 이를 돌릴 SMR(에너지)이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이제 전력 투자는 중앙집중형 대형 발전소가 아니라 데이터 센터 바로 옆에 지을 수 있는 4세대 SMR 기술 보유 기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안보와 에너지가 결합되면서 SMR은 단순 에너지원을 넘어 국가 안보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피지컬 AI와의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로봇, AI, SMR이 통합된 생태계에 투자하는 것이 향후 10년의 패권을 쥐는 전략입니다.
인공지능이라는 '두뇌'를 돌릴 '심장(SMR)'이 없다면 모든 기술은 멈춥니다. 송전망의 한계를 뚫는 기업과 국가가 다음 10년의 패권을 쥘 것입니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서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생태계와 소형 원자로 기술을 결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에너지 인프라는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소형 원자로(SMR)는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얼마나 안전한가요?
A. 4세대 소형 원자로는 구조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감속제로 나트륨을 사용해 고압이 필요 없으며,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물이 차올라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데 약 한 달이 걸려 충분한 대응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대형 원전은 반나절 만에 녹아내릴 수 있어 긴급 대응이 어렵습니다.
Q. 왜 송전망 확장이 어려운가요?
A. 송전망을 확장하려면 천문학적인 재정이 필요하고, 고압선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합니다. 또한 기존 송전망도 이미 과부하 상태로 노후화되어 교체 비용이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집중형 송전망 확장보다는 지역 분산형 발전소가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Q. 소형 원자로가 에너지 안보와 국방에 어떻게 기여하나요?
A. 4세대 소형 원자로는 나트륨 감속제를 사용하면서 우라늄-238이 플루토늄으로 변환됩니다. 이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원료가 되므로, 당장 핵무기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필요시 제작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어 가장 경제적인 안보 전략이 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MZ2N9Vj1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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